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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안동-안동의 도시브랜딩

  • 박정열(잇다 대표)
  • 2021-08-26 오후 3: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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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도시브랜딩

 

지난 『기록창고』 봄호에서 안동의 공공디자인에 관한 글을 썼다.

미리 계획되어지지 않은 자연발생적인 디자인물이 도시의 거리를 채워나가는 것보다,

잘 계획된 디자인물들이 도시 정체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것이

도시의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역설하였다.

그러한 일련의 디자인 과정을 공공디자인이라 부르고

해당 공공디자인은 철저한 브랜드 전략 아래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도시 자체가 하나의 큰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포르투의 도시브랜드 (출처:www.eduardoaires.com)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도시브랜드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를 보면 공공의 영역에 도시브랜드 이미지를 반복하여 노출시켜 이것이 우리의 도시브랜딩이란 걸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실제 해당 브랜드 디자인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상을 수상했다. 도시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의 정체성을 간결하고 견고하게 표현하는 컨셉이다. 이 컨셉이 디자이너에 의해 구현될 때 브랜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

 

지방자치

낮은 지방 재정자립도와 수도권에 비해 뒤쳐진 산업 인프라와 인구문제 등 지방도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다. 지방소멸이란 단어가 생겨난 배경이다. 지방 고유의 특색을 살리고 그것을 관광산업과 연결시켜 재정자립도를 높여나가야 하는데 하나의 도시란 단위에서 도시 정체성을 정립하고 그것을 브랜드화 하기까지의 과정이 녹록치는 않다. 부족한 인식이 가장 첫 번째 문제이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할 전문인력과 조직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 두 번째 문제다.

이보다 더 원초적인 문제는 도시를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 단위인 인구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고,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현상을 당면하고 있는 지자체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깨고 선순환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철학과 리더십을 확보해야 하는데, 오랜 기간 우수한 인재들의 외부유출로 그마저 지방도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지방은 중앙에 의탁하여 살아나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렇다고 마냥 서울만 쳐다보며 살아나갈 순 없다. 지방도시 나름대로 냉정하고 정확한 진단과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브랜딩이란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 지방자치와 브랜딩이 무슨 관계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한 기업이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하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처럼 지방도시도 하나의 기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경영적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도시 고유의 정체성을 살린 브랜드를 앞세워 사회 각 분야의 경쟁력을 브랜드를 통해 나타내주는 작업을 통해 도시의 주체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가장 기본이다. 여느 도시와 똑같은 획일성보다 그 도시만의 감성이 드러날 때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자치를 위한 가장 기초적 작업이 브랜딩이란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안동의 도시브랜드는? 제주도, 전주, 여수, 속초, 경주 등의 도시를 떠올렸을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제주도는 관광, 신혼여행, 해변 등의 모습일 것이고, 전주는 한옥마을, 여수는 항구와 바다, 속초는 시원한 동해 바다, 경주는 첨성대 등의 신라유적과 고분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안동은 무엇일까? 안동은 아마도 하회마을을 비롯한 고택의 이미지, 도포를 입은 선비의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안동이란 지역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너무도 익숙하고 지겨운 이미지일지도 모르나 외부인이라면 열에 아홉은 이러한 이미지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안동을 기업이라고 가정했을 때 안동이란 기업에서 판매하는 서비스와 물건의 형태는 도포 입은 선비와 고택, 수많은 문화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유형의 존재도 있겠지만 무형의 가치도 충분히 서비스 할 만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영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딩의 궁극적 목적은 재화의 창출이며 지방자치의 궁극적 목적 역시 재화의 창출을 통한 자립이므로 지방자치는 브랜딩과 같은 속성을 지난다고 봐도 무방하다. 안동이란 기업을 경영할 최적의 철학을 지닌 인재를 중심으로 모든 사회시스템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여준다면 고맙겠지만, 현재 지역의 형편을 본다면 너무나 요원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이 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물길을 바로잡지 못 한다면, 지역에서 살아나갈 우리 자녀들과 어린아이 들의 미래가 너무 가혹하다. 하루빨리 도시의 경영철학을 더욱 강고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안동의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이다. 필자는 늘 이 문구가 안동에 어떤 일을 하였을지 고민을 해본다. 브랜드 디자이너 입장에선 다소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일단 길이가 너무 길고 뜻이 모호한 측면이 있고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이 딱딱하고 학구적인 느 낌이 있어 그다지 좋은 느낌을 가지기 힘들다고 본다. 한 도시의 대표 브랜드로는 부적절하다.

그러한 이유로 안동의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다 경영학적이고, 직관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도시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예를 들면 ○○○ ○안동, ○○안동 등의 경우처럼 간결하고 짧지만 임팩트 있는 문구로 브랜딩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안동은 큰 공장과 산업단지 중심의 제조업 도시가 아닌, 유무형의 문화재와 정신적 가치가 돋보이는 도시이므로 관광은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각 도시의 캐치프레이즈 (출처:서울시 도시브랜드 자료실)

 

관광 없이 안동의 미래를 논할 수 없다. 우리 스스로 우리가 가진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여 발전시키고 보완시켜 나가야 하는데 지금까지 안동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 굉장히 취약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 안목에서의 관광산업 계획을 짜기 위해서도 필수적 사안인데 안동은 그동안 관광실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스스로 객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공급자 중심 마인드만 가지고 관광산업에 임했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평가가 그리 후하지 못한 편이다. 안동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인 하회마을의 경우가 그렇다. 다신 찾지 않겠다는 관광객들의 후기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최근 안동에서 관광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가장 기초적인 작업을 이제라도 한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이런식으로 객관화 과정을 거치고 자가분석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관광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

이왕이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란 문구도 도마 위에 올려 객관적 평가를 들어봤으면 좋겠다. 반응이 좋지 않다면 과감히 바꾸는 것도 좋 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좋다고 주구장창 고집만 부리다가 시대에 뒤쳐지고 관광객들에게 외면받아 좋을 일이 무엇이 있나? 우리가 답을 내리려하는 태도를 버리고 외부의 객관적 평가를 충분히 참고하여 수정과 변화가 필요하다면 과감히 수정하고 변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동의 도시브랜딩 전략

가장 기초적인 도시의 경영철학을 세운 뒤 브랜드 를 만들고 브랜드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만한 구체적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야 한다. 아마도 이 부분은 지자체의 행정기관에서 담당해야 할 것이다. 행정관료들이 지나치게 행정적이기만 해서 발생하는 문제도 상당하다. 선례가 없다고 주저하거나 일을 그르칠까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하여 시작했어야 할 일을 시작도 못하고 사장시키는 경우가 그렇다.

또한 당사 자들의 업무량이 늘어나거나 전문성이 부족하여 일을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아웃소싱을 통한 유연성의 확보로 헤쳐나갈 수 있 지만, 갖가지 규정과 특혜시비 등의 문제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행정의 문제는 정치의 문제로 귀결된다. 문제는 더 어려워지고 첨예해진다.

정치적 문제가 해결된다는 전제하에서 안동의 도시브랜딩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먼저 지자체장의 강력한 의지를 통해 5년 이상의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도시의 핵심 정체성을 꿰뚫는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수식하는 적당한 캐치프레이즈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관광을 담당하는 부서에 외부 현장 전문가와 학계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토착 기업인들과 디자이너 등 다방면의 인재를 영입하여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다만 거버넌스 구축 과정이 매우 지난하므로 그 자체에 너무 공을 들이다보면 일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다. 거버넌스 구축은 개방적 성격으로 진행형으로 추진한다면 바람직한 모델이 나올 수 있다. 미리 다 만들어 놓고 시작하려니 잘 안되는 것이다.

다음은 시민들과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한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여 관주도 계획에서 탈피해야 한다. 아무리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하더라도 일반 시민의 눈에는 행정관료로 보일 수 있고 사업의 이해도나 몰입도 측면에서 이질감을 느끼기 쉽다.

반드시 일반시민의 공간도 충분히 열어두고 추진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브랜드의 범위를 나누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눈에 보이는 시각적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적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과거의 안동은 늘 유교적 자산과 가치를 관광객들에게 교육하고 가르치려는 태도로 일관해 왔다. 그러한 가르침을 받고자 안동을 관광하는 관광객들 이 오늘날의 정보화시대에 얼마나 있을 것인가 생각 해보면, 지금까지의 접근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처럼 빠르고 즉흥적인 시대에서의 사람들은 여유와 쉼을 갈망한다. 그러한 관점에서의 안동을 다시금 바라봐야 한다. 수요를 정확히 분석하자는 말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그동안의 안동은 우리 안에서의 것들에만 집중했고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을 브랜딩 작업에 필수적으로 넣어야 할 것이다.

박정열(잇다 대표)
2021-08-26 오후 3: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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