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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열일-어쩌다 사장

  • 구자을(문화기획자)
  • 2021-05-26 오후 4:11:51
  • 1,801

안동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궁금증을 유발하는 눈에 띄는 상점들이 있다.

온라인 상점과 큰 규모의 상점만이 살아남는 상황에서도

공간은 작지만 꿈은 큰, 도전을 하는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보았다.

지역에서 꿈을 펼치는 청년들의 창업 분투기를 소개해 본다.

 

小宴享(소연향)

큐빅티 제조, 차 시음 체험장

류경국 대표(38)

 안동에 이런 공간을 만들게 된 창업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어떤 대표님께서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취업은 누구나 할 수 없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나요. 사실 취업은 창업자가 뽑아줘야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저는 취업에 대한 준비를 할 기회도 없이 학업과정이 바로 창업으로 이어졌어요. 20대에 은사님 덕분으로 차를 배우게 되면서 전통문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에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차는 보관도 쉽지 않고, 종류에 따라서 적정한 물 온도에서 우려내야하는 등 차를 우려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보니 언제 어디서나 고유의 맛을 즐기기에는 어려운 음료였어요.

안동대 대학원을 다니다가 마지막 학기에 창업수업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차를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큐빅티를 개발하게 되었어요. 최적의 조건에서 추출 후 동결건조를 하면, 장기간 맛과 향을 잃지 않고 보관할 수 있고, 뜨거운 물 뿐만 아니라 찬 물에도 간편하게 녹여 마실 수 있는 차로 만들 수 있었고, 학업 과정뿐 아니라 자연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안동의 매력에 빠져 이곳에서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차를 나누는 이 공간에 대한 특별함이 있을까요?

첫 차를 배우게 된 다도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차는 봉사와 나눔이라고 하셨어요. 처음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좋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기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이 전통 문화와 차였고, 누구나 좋은 차를 접할 수 있도록 차를 개발했어요. 또 차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다양한 차를 즐길 수 있는 시음 장소를 마련하게 되었어요. 소연향은 작은 잔치를 의미하는데요, 조선시대 궁중잔치인 연향을 진행할 때 모든 참여자는 머리에 다양한 꽃을 꽂았다고 해요. 큐빅티에도 차꽃, 벚꽃, 매화, 국화 등 채화의 형식으로 제품을 디자인 했고, 저 역시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차를 경험하는 일상 속의 잔치를 열고 싶었습니다.

 

  

  ▲소연향(ⓒ구자을)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요?

여행을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를 공유하면서 좋은 기억으로 남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차를 통해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어요. 차와 전통문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전통 문화와 차를 알려드리고, 더 나아가서는 요즘 바리스타 교육을 많이 하는 것처럼 저와 함께 차를 알릴 수 있는 분들을 양성할 수 있는 수업을 활성화 하고 싶어요.

 

인터뷰 후기

인터뷰를 하면서 아늑한 분위기에 잔잔한 국악과 함께 차 항아리, 동양화, 다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통문화와 차를 현대의 젊은이들에게도 친근하게 전달하려는 마음이 실내 디자인에도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다.

 

Hey, joeyt(헤이조잇)

팬시, 다이어리 스티커 샵

신지혜 대표(25)

이렇게 일찍부터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작년 2월, 경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해야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렸어요. 취업에 필요한 토익 시험을 칠 기회조차 없어진 시기였기에 막연한 생각이 들었었죠. 저는 다이어리를 쓸 때 여러 작가님들의 스티커를 이용하여 꾸미는 것을 좋아했어요. 대학 다닐 때는 근처에 스티커 상점이 있어 쉽게 구매할 수 있었는데, 안동에 오니 구매 할 수 있는 곳이 없더라구요. 코로나19가 시작하는 시기라 다른 지역으로 가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안동에도 스티커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팬시상점을 연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결심했나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평범한 직장인이 꿈이었어요. 처음 시작한 이유도 입사지원서를 쓸 때 이런 창업활동이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해서 무작정 시작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 주시고 찾아주셔서 열심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잠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며 좀 더 배우고 준비를 해서 1월에 본격적으로 다시 오픈을 하며 직장인의 꿈을 접고 열심히 운영하는 중입니다.

손님들께 구매하신 제품들과 함께 덤 스티커도 조금씩 챙겨드리는데, 어느 날 받으셨던 손님께서 오셔서 “저 이거 이렇게 꾸몄어요!” 하고 다이어리를 보여 주시더라구요. 그때 정말 저와 좋아하는 것을 다른 분들과 함께 소통하며 이 일을 하는 것이 기쁘고 뿌듯했어요.

 

 ▲헤이 조잇(ⓒ구자을)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지금은 규모가 작다보니 손님들께서 찾으시는 물건들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작은 스티커샵으로 시작을 했지만 다른 다양한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찾는 물건이 없으셔서 실망하고 돌아가실 때는 너무 죄송하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앞으로 계획은 온라인 상점도 같이 운영을 하는 식으로 조금 더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며 많은 분들이 헛걸음 하시지 않고 만족할 수 있는 상점으로 키우고 싶어요. 인기 있는 디자인이나 캐릭터들도 많이 가져오고 싶고, 더 많은 작가님의 제품들을 입점 시켜, 손님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아직은 구상중이지만 저만의 제품과 브랜드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인터뷰 후기

분수대에서 시청 방면으로 올라가다 보면 바깥에 걸린 꽃다발이 눈길을 끄는 상점이 헤이조잇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외관처럼 사람들의 추억들을 예쁘게 꾸며나가는 공간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틱톡

남녀 공용의류

이상희 대표(39)

창업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벌써 6년차가 되었네요. 예전부터 패션이나 의류에 관심이 많았어요. 원래는 아웃도어 브랜드 의류매장에서 매니저 생활을 했었어요. 그때도 틈틈이 통신 판매업으로 개인적으로 온라인 판매도 했었어요. 하지만 브랜드 매장도 유행을 많이 타다보니, 매출이 많이 줄어든 시점에 매니저를 그만두고 서울에 있는 의류 쇼핑몰에서 피팅 모델도 잠깐 했었는데요(그때는 지금처럼 살찌진 않았었습니다. 하하), 그러는 과정에서 의류를 들여오고 판매하는 방법도 많이 배웠고,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멋져 보였어요! 언제부터 하셨나요?

저도 올해 1월부터 막 시작했어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해도 될까?’하는 고민과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지금껏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단순히 상품만 올려놓은 쇼핑몰보다는 실시간으로 코디도 해드리고 다양한 의류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오후에만 매장을 오픈한다고 들었습니다. 워라밸이라고 하죠,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하는 건가요?

제가 이 일뿐만 아니라, 오전에는 농업회사법인에 속해서 업무를 하고 있어요. 오전에는 회사 일을 하고, 오후에는 이곳에 와서 택배가 마감되는 시간 전 라이브방송 하고 택배를 보낸 후 마감을 하죠. 사실은 집에 가서도 회사 일로 바빠서 일을 해요. 아직은 한창 바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틱톡(ⓒ구자을)

 

선배 청년창업자 입장에서 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의류 쪽에 관심이 많아서 시작한 일입니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저 역시 매출도 잘 나오지 않는 긴 시간들을 버텨왔거든요. 지금 회사일도 병행하고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이 일을 계속 하기 위해 라이브 방송으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주면서 지금에 이르렀는데, 사실 요즘에는 청년지원사업도 많고 기회가 많거든요. 물론 처음에는 방법도 잘 모르고 어렵지만, 찾아보면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기관들도 많기 때문에 창업을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처음에는 쉽지 않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며 고민하고,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 역시 이제 라이브 방송으로 다시 활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인터뷰 후기

인터뷰를 하러 시내 곳곳을 몇 번이나 돌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 바퀴, 두 바퀴 계속 돌 때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던 곳들이 점점 눈에 들어왔다. 그러던 중 구시장 안쪽, 눈길을 끄는 상점 안에서 라이브 방송으로 옷을 판매하고 있는 틱톡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직장일과 병행을 하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꿈을 담아 만들어진 공간이다 보니, 설치된 간판이나 조명, 상점 앞에 배치된 화분 하나하나가 마치 카페와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고자 하는 같은 직종의 동료에게 열의를 다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모습을 보니 더 정감이 가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구자을(문화기획자)
2021-05-26 오후 4: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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