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얽힌 사연을 적어주세요. 나의 진외조부(조모의 남동생) 환갑잔치가 있었던 1957년(정유년)에 진외조부(첫줄 왼쪽에서 두번째 갓을 쓰고 있다) 집 마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8남매 중 맏이였던 나는 1953년에 풍산 마애로 시집을 갔다. 내가 첫째 딸을 낳은 해라 정작 나는 참석하지 못했다. 앞줄 왼쪽 첫 번째에 앉아 있는 할머니가 손녀인 나에게 시집살이 십계명을 알려주신 분이다. 이조시대의 사고방식을 가진 할머니는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의 시간을 살아야 된다는 말씀을 18살 손녀에게 일일이 콕콕 짚어가며 가르치셨다. 스물 세 살에 청춘과부가 된 할머니는 남들 눈엔 매우 차가운 인상이었다고 하시는데, 손주들을 끔찍이도 아껴 동네에선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다. 그 뒤편에 있는 사내아이들은 내 남동생들이고, 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인이 친정어머니 되신다.